몇 가지 관심이 가는 소위 구글 문제


얼핏 보면 창의력 테스트 같지만, 몇 개의 문제를 제외하면 사실상 신입사원이 배웠을 것으로 기대되는 수학, 물리학, 경제학 등의 학문적 논리를 합당한 가정과 추론을 통해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가를 테스트하는 문제로 보인다.

눈에 띄는 몇 문제만. 문과 출신이라 논리가 매우 허술할 수 있음.



3. 시애틀에 있는 모든 창 유리를 청소하는 의뢰를 받은 당신, 얼마를 청구하시겠습니까?

이 문제는 가정이 매우 불완전하다. 나에게 대금을 지불하는 주체가 시애틀 시의 단일 actor인지, 각 빌딩의 주인인지, 아니면 district별로 나뉜 관리인인지, 또 시애틀 창 유리 청소 시장의 노동 공급자들이 완전경쟁인지, 독점인지(나 혼자 독점계약), 아니면 몇 명이 적당히 구역을 나누어 상권을 행사하고 있는지에 따라 답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딱 하나의 답은 없는 듯.



7. 당신은 A지점으로부터 B지점까지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거기에 도착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 당신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가지 않으면 안 되는"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른데, 추상적으로 표현하면 오히려 trivial한 문제다. A에서 B로 갔을 때 내가 얻는 효용을 A, 그리고 내가 A지점에 남아 있을 때 혹은 B지점으로 가다가 실패했을 때 감내해야 하는 손해를 -B(B는 양수), B지점에 안전하게 도착할 확률을 p라 하면 다음과 같은 논리를 세울 수 있다.

첫째, 지금 내가 A에서 B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여기 멍청하게 앉아 있으면 확실히 -B만큼의 손해를 본다.
둘째, 지금 내가 A에서 B로 움직일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 "도박"에 대한 기대값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E = pA+(1-p)(-B) = pA+pB-B = p(A+B)-B

나는 합리적인 인간이므로 이 기대값이 지금 여기 앉아 있을 때 보게 될 확실한 손해보다 클 경우에만 움직일 것이다. 즉 내가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건너갈 시도를 할 조건은 다음과 같다.

p(A+B)-B > -B

그런데 부등식의 양변에 B를 더하면 p(A+B) > 0이 되고, (A+B)는 양수이므로 양변을 이 수로 나눠 주면 매우 trivial한 값이 나온다. 즉 p > 0. p가 0에 매우매우매우 가까운 양수(무한소)가 아닌 이상, 일단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가는 시도를 하는 것이 당연히 낫다. 만일 문제에서 이야기하는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면 이 답의 함의는 더욱 자명해진다. 확률이 눈꼽만큼이라도 있으면 일단 하고 봐라.



11. 고속도로에서 30분 동안 승용차가 존재할 확률이 0.95 라고 할 때, 10분 동안 존재할 확률은 얼마가 될까요? (확률은 일정하다고 가정합니다.)

확률이 일정하다는 것이 확률밀도함수가 상수함수라는 뜻이라면, 0분에서 30분까지 함수를 적분한 값(사각형!)이 0.95이므로 10분 동안 승용차를 볼 수 있을 확률은 그에 맞춰서 계산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하면 너무 간단. 뭔가 다른 의미가 있는 문제일 듯도 한데.



15. 전세계에 피아노 조율사는 몇명 존재할까요?

가정 놀음.

1) 전세계 인구 60억 중 5%에 해당하는 3억 명이 구성하는 가구만이 피아노를 한 대 가지고 있다.
2) 5명이 한 가구를 구성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전세계에 존재하는 피아노는 6천만 대이다(음악대학이나 기타 기관에서 특수한 목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5%라는 가정이 약하므로 그 안에서 상쇄될 것으로 가정).
3) 한 번 조율한 피아노는 1년 뒤에 다시 조율한다. 즉 세계적으로 1년에 피아노는 6천만 번 조율된다.
4) 피아노 조율사는 하루에 8시간 일하며, 이동시간을 고려하여 하루에 최대 6대의 피아노를 조율할 수 있다.
5) 피아노 조율사는 1년에 300일 일한다. 즉, 1명의 피아노 조율사가 1년에 조율할 수 있는 피아노의 수는 1,800대.
6) 모든 피아노가 지역적으로 동질적으로 분포하며 피아노 조율사가 적절히 그 중심지에 위치하여 배후시장을 균분 형성하고 있다면 필요한 조율사의 수는 60,000,000/1,800 = 33,333명.

물론 이 숫자는 데이터에 전혀 기반하지 않은, 그저 가정에 바탕을 둔 추론일 뿐이므로 실증자료에 의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일례로 6번 가정의 경우는 굉장히 강한데, 피아노의 분포가 균일하지 않다면(여러 중심지에 집중되어 있다면) 조율사의 수는 아마도 조금 더 늘어날 것이다(같은 배후시장에 여러 명의 조율사가 위치). 결국 문제는 가정이 얼마나 합리적인가.



17. 5인의 해적이 있고, 그들은 1위부터 5위까지 상하관계가 존재합니다. 1위의 해적에게는 100개의 금화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제안을 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머지 해적들은 그 제안에 투표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찬성이 반을 못 넘을 경우 1위의 해적은 살해됩니다. 1위의 해적에 최대의 금화를 분배하고, 또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문제는 빠진 부분이 있는데, 서열 1위의 해적이 죽은 다음에는 분배가 어떻게 되는가이다. 서열이 있으므로 1위 한 명이 죽은 것까지는 별 문제가 없지만, 남은 해적의 숫자가 그 이하로 내려갔을 때 분배의 규칙이 어떻게 되는가에 따라 답은 달라진다. 전형적인 협상 게임이론의 문제이나, 답은 이 조건만으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번역 과정에서 생략된 부분이 있었을까? 


by Lucid | 2009/11/18 01:26 | Miscellaneous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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