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ssary] 홈런(HR : Home Run, "Homer")



홈런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이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가장 바라는 플레이일 뿐더러, 홈런타자만큼 팀 공헌도가 높은 야수는 1994년의 이종범 같은 선수가 아니라면, 없기 때문이다.


홈런도 안타의 일종이므로, 안타가 되는 경우를 연장시켜 생각하면 된다. 야수들이 보통의 수비를 했고, 타자가 자신의 능력으로 출루하여 모든 베이스를 한 번씩 찍고 홈으로 들어오는 경우이다. 따라서 홈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1) 야수들이 보통의 수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과정에서 단 한 개의 에러도 없이 타자주자가 그대로 홈까지 들어오는 경우. 흔히 말하는 '그라운드 홈런', 즉 장내홈런(Inside the park HR, Ground HR은 잘못된 표현임)이다. 2) 야수들이 보통의 수비조차 할 수 없는 경우. 즉 타구가 파울 폴 안쪽 담장으로 사라지거나 파울 폴을 맞은 경우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냥 홈런이다.


2008년 9월 28일 현재 한국프로야구 정규시즌에 나온 홈런은 장내홈런 65개를 포함, 모두 19,255개이며 1타수당 홈런이 나올 확률(HR/AB)은 약 0.023(2.3%)이다. 원년부터 올해까지 평균적으로 한 경기에 2개 팀 타자들이 들어서는 타수가 약 67타수임을 고려하면,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그날 게임에서 1.54개 정도의 홈런을 보는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장내홈런 기록은 다음과 같다. 2008년에는 9월 11일 두산과 삼성의 경기에서 김재걸이 상대투수 맷 랜들로부터 개인통산 2번째, 리그통산 65번째 그라운드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일정타수 이상 기록한 선수 가운데 이 HR/AB 비율이 가장 높은 선수는 누구일까? 6시즌 이상 주전출장과 비슷한 조건인 3,000타석 이상 들어선 한국프로야구 선수들 가운데 타석에서 홈런을 때릴 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 10걸은 다음과 같다.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이름이 1, 2위에 올라 있다. 이승엽과 심정수. 그리고 3, 4위를 차지한 선수들은 "포수"이다. 이런 포수를 가질 수 있었던 삼성, 현대 두 팀은 사실 매우, 대단히, 엄청나게 행복했던 팀이다. 5, 6, 7위를 모두 한 팀 소속 선수들이 차지한 것도 굉장히 이채롭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는 말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또 약간 아래쪽에 랭크되어 있지만, 열 명 가운데 유일하게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선수도 한 명 보인다. 국가대표 4번타자 역시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니까. (혹시나 두산 선수가 한 명밖에 없다고 서운해하실 분이 계신다면, 2,000타석으로 기준을 늘려 잡으면 "흑곰" 우즈가 전체 1위라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다. 3,000타석 이상 들어서면서 홈런 구경 한 번 하기 힘들었던 선수 상위 10걸은 아래와 같다.


※ 7위의 김민호는 OB-두산에서 선수생활을 한 유격수.


기록은 정직하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이름들이 올라와 있다. 이 분들은 이것보다는 도루 / 출루 기록이 연봉에 도움이 되는 분들이다.


한편 단일 시즌에서 가장 홈런의 확률이 높았던 선수 10걸도 소개한다.




3,000타석 이상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외국인 선수들의 이름이 상, 하위 랭킹을 가릴 것 없이 포진해 있다. 호세, 스미스, 샌더스, 우즈, 로마이어... 모두 반가운 이름들이다. 그리고 역시나 1, 2위에 랭크되어 있는 두 분.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야구팬들은 저 대단한 두 기록이 같이 나왔던 2003년 시즌을 두고두고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말이 11%지, 10번 타격기회를 가졌을 때 1번 홈런 때린다는 건 이미 일반적인 홈런타자의 상식을 벗어난 일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가운데 하위 10걸은 따로 소개하지 않기로 한다. 0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너무 많아서. 이 선수들 중 지금도 뛰고 있는 선수들의 당시 기록만 간단히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 2005년 정수성(366타수 무홈런), 2001년 김수연(392타수 무홈런), 2007년 이용규(439타수 무홈런). 그리고 2008년 시즌이 다 저물어 가는 현재 이 두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도 있다 ; 김원섭(339타수 무홈런), 이종욱(450타수 무홈런), 이대형(508타수 무홈런), 추승우(366타수 무홈런). 이들 중 이대형은 이대로 시즌이 끝날 경우 한국프로야구 사상 가장 많은 타격기회를 가지고도 홈런을 치지 못한 선수가 된다.


또한 이용규(2008년 현재 417타수 무홈런)는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면 권두조('85~86년 시즌 0홈런), 김실('96~97년 시즌 0홈런)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규정타석을 채우고 홈런은 기록하지 못한 3번째 선수가 될 위험이 있다. 진기록이라면 나름대로 진기록인 셈이다.


사실 "대도"형의 선수들에게 홈런은 그다지 중요한 기록이 아니다. 정수근이 두산에서 뛰던 시절 김인식 감독은 "정수근은 홈런을 한 번 치면 그 다음부터 자기 본분을 잊어먹고 스윙해대는 통에 슬럼프에 빠진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들은 홈런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팀을 위해 공헌하는 선수들이고, 거듭 말하지만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다니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그들이 하고 있는 게임이 다름아닌 야구라는 사실이다. "홈런 타자만이 캐딜락을 몬다"는 메이저리그의 속담처럼, 홈런 타자는 구름떼 같은 관중을 몰고 다닐 뿐더러 팀을 위해서도 엄청난 공헌을 한다. 좋은 타격/선구안으로 출루하고, 이미 출루한 동료를 가능한 한 모두 불러들일 수 있는 호쾌한 장타. 홈런은 공격의 핵심인 이 두 가지를 한 방에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공격기술이자, 가장 멋진 팀 플레이이다.




한 선수가 한 시즌에서 56개의 홈런을 치는 모습을 우리는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 이 글에 등장하는 모든 통계는 ISTAT(http://www.istat.co.kr), STATIZ(http://www.statiz.co.kr)의 자료를 참고하였음을 밝힙니다.


by Lucid | 2008/09/29 01:36 | Baseball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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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adrianius at 2008/09/29 11:56
롯데-삼성전이 아니고 두산-삼성전 아닌가요?
항상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박노준 횽이 인사이드 파크 호텔이라고 잘못 말하는 바람에 용어가 ㅎㅎ;
Commented by Lucid at 2008/09/29 13:25
수정하였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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