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역대 모든 타자들을 한 줄로 세우다.


Bill James는 "모든 타자들을 한 줄로 세우려고 하는 위대한 통계값(Great Stat)을 만드는 것은 무모한 시도요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습니다. 모름지기 좋은 타자를 고르려면 OPS도 봐야 하고 도루를 얼마나 했는지도 살펴야 하며, 얼마나 많은 타석에 들어섰는지도 봐야 하는 법. 그러나 쪼로록 줄 세우기를 좋아하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탓인지, 깊은 새벽에 무모한 짓을 했습니다. 모든 타자들을 한 가지 기준으로 정렬시킨다면?


제가 선택한 기준은 EqA(Equivalent Average)입니다. 출루, 장타, 도루의 3박자로 이루어진 stat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OPS에 도루를 집어넣은 stat"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것보다 더 좋은, 역사상의 타자들을 한 줄로 세우는 데 꼭 들어가야 하는 시대별 투고타저 / 타고투저가 고려됩니다. 계산 과정에서 해당 시즌의 평균 득점을 고려하여 타자의 능력을 상대적으로 측정하기 때문입니다. EqA를 구하는 방법은 꽤나 복잡합니다만, 나오는 값은 타율의 범위와 유사하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알아보기 쉽습니다. 그러니까,


EqA .400 이상
천한 인간들과 대결할 필요가 없는 신의 영역

EqA .350 ~ .400
슈퍼스타급 타자의 career high 시즌

EqA .320 ~ .350
대단히 우수하여 보통 해당 시즌의 top 3 안에 들어감

EqA .300 ~ .320
이 정도를 찍는 타자들 9명으로 구성된 타선이면 투수들이 평균만 해 줘도 7할 승률

EqA .270 ~ .300
평균보다 우수했던 타자들의 시즌, 특히 .285 이상인 시즌은 썩 괜찮았던 해

EqA .250 ~ .270
평균적인 타자들의 시즌

EqA .230 ~ 그 이하
1군과 2군을 넘나드는 선수들, 혹은 그 이하


설명은 그만하고 이쯤에서 60위까지의 결과만 보여 드리겠습니다. 단일시즌 기준이고, 대상은 1위인 선수의 타석보다 많은 타석에 들어선 선수들입니다(-_-;).



여러분이 찾으시는 "그 선수"는 어디에 있습니까?


300타석도 들어서지 않았지만 분명히 규정타석을 넘겼고, 역대 최고 타율 기록을 가지고 계신 분이 1등으로 나오는지라 부득이 커트라인을 이 분 기준으로 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든 단일시즌 가공stat의 제왕이죠. 신인답지 않게 너무 잘 해서 신인왕을 주지 않았다는 1983년의 장효조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3위는 단일시즌 최고 출루율 기록을 가진 호세입니다. 그 다음은 제가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타격 성적"의 주인공인 2003년 심정수. 도루가 중요한 기준의 하나가 되는 지표답게 "가장 폭발적인 시즌"의 주인공인 1994년의 이종범이 5위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지만 완전한 과정을 거쳐 계산된 EqA는 시즌별 투고타저 / 타고투저의 왜곡을 최소화합니다. 1999년의 1점과 1993년의 1점은 그 중요도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raw stat으로 보면 화려했던 1999년의 타자들 중 이 랭킹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2명뿐입니다. 꾸준히 엄청난 성적을 남겼던 이승엽이지만, 그의 시대는 분명한 "big ball"의 시대였습니다. 이승엽의 career high인 1999년 시즌은 EqA를 기준으로 하면 9위에 불과합니다. 개인적으로는 11위를 차지한 선수가 흥미롭습니다. 리오스가 놀라운 시즌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MVP는 아마 그에게 돌아갔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2008년 최고의 타자들이었던 김태균과 김현수가 각각 32위와 56위에 올라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며 끝마치겠습니다. 여러분의 "그 선수", 찾으셨나요? 저를 야구의 세계로 끌어들였던 선수는 이 랭킹에 가장 많이 등장했군요. 부디 오래오래 건강히 뛰어 주시기를.



추신 : EqA를 구하는 첫 번째 단계인 raw EqA 산출 공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raw EqA

= {H + TB + 1.5 × (BB + HBP + SB) + SH + SF} ÷ (AB + BB + HBP + SB + CS + SH + SF)


이렇게 해서 나온 raw EqA를 바탕으로 리그 raw EqA와 연결시켜 EqR(Equivalent Runs)을 구하면 대략 RC와 비슷한 scale로 타자의 누적 공헌도가 나옵니다. 그 다음으로는 해당 타자가 27개의 아웃을 당하는 동안 몇 점의 EqR을 생산하는지 계산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해당 타자 9명으로 이루어진 팀의 기대승률을 구한 후, 이를 타율의 범위와 맞추면서 평균이 .260에 가까워지도록 조정하면 최종적으로 조정된 EqA 값을 구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이 곳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이 복잡한 지표를 만든 아저씨가 직접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MLB 단일 시즌 최고 EqA는 2004년 Barry Bonds의 .455입니다.



※ EqA 가공을 위한 모든 raw stat은 ISTAT(http://www.istat.co.kr)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by Lucid | 2008/12/04 05:05 | Baseball | 트랙백 | 덧글(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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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김현 at 2008/12/04 05:09
역시 양신이랄까... 뭐 이 말밖에는 생각나지 않는군요. 우리 머리 큰 몬스터 2님.
Commented by Lucid at 2008/12/04 06:28
형님은 모든 사자팬들의 우상 그 자체죠.
Commented by 블루드림 at 2008/12/04 07:33
07 이대호도 미쳤었나 봅니다^^
Commented by 보바도사 at 2008/12/04 08:25
30홈런-60도루를 찍은 97 이종범이 의외로 낮은 순위라는 것이 또 흥미롭군요. 94야 그렇다치고(역대 시즌타율 2위) 96한테도 밀릴 정도면...
Commented by 착선 at 2008/12/04 08:55
종범형님은 언제나 내사랑
Commented at 2008/12/04 09:3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닥슈나이더 at 2008/12/04 09:41
93년에 양신이 신인왕 받은 이유가.. 바로 이걸로 설명 되는군요..^^;;
리그 MVP 수준의 스탯이라....... 정말 괴물이라는...
같은 년도에 같은 싸이즈로 같은 팀에서 데뷰했던 정영규는 왠지 양신 짝퉁의 느낌이..^^;;

그래도.. 폭팔력~!! 그리고 기대감~!! 이라는 느낌으로는...
종범성이 그래도.....

거 있잖아요... 축구에서 판타지 스타같은 느낌....
Commented by 이세리나 at 2008/12/04 09:59
진짜.. 역시 양신과 종범신;;
그리고 이글스의 역태 최고 타자는 역시 종훈형님이군요. 태균아 열심히해라~_~[..]
아 그리고 김동주가 생각보다 랭킹에 많이 없군요. 특히 2000년 김동주가 없는게 의외네요..'-';
Commented by 정훈군 at 2008/12/04 10:44
종범신이 생각보다 낮군요. 94년도 종범신이라면 2,3위는 해줄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1번 타자의 아쉬움이군요. 종범신을 제외하면 나머지선수는 죄다 클린업선수들이니깐요.
Commented by rumic71 at 2008/12/04 10:59
OB와 두산을 합해서 심재학이 제일 성적이 좋다는 것에 좀 놀랐습니다.
Commented by 원영 at 2008/12/04 11:09
어?! 우즈나 데이비스가 60위 안에도 안보인다는 건 좀 의외네요?? ㄷㄷ
Commented by Earthy at 2008/12/04 11:28
장종훈 님과 양신이 타자 레전드 양대 산맥인 건 틀림 없네요.
그 뒤를 잇는 건 이종범 선수 정도?
Commented by cavin at 2008/12/04 11:50
아.. 전 이종범 선수가 1등이 되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기대와는 좀 다른 결과네요.
그 아름다운 수비를 다시보고 싶은 마음이..T-T
Commented by 마삭희 at 2008/12/04 12:23
백골프의 82년 스탯은 스탯 외적으로 분석해보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4할은 분명 위대한 업적이나 그 4할이 나오게 된 과정도 추적해보고 싶더군요.

이 데이터와 게임과의 상관관계를 한 번 정리해서 써 볼까 하는데... 트랙백을 써도 괜찮을까요?
Commented by 거미줄 at 2008/12/04 13:04
기록 외적인 요소로 종범신의 투수흔들기,수비나 승짱의 국대경기,해외진출활약상을 가만한다면
타자레전드는 종범신과 승짱 양대산맥이 아닐까요?
어쨌든 재미있는 자료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동사서독 at 2008/12/04 13:14
일단 이종범.....

타이론 우즈가 안보이는 것은 의외로군요.

전준호, 정수근, 이용규처럼 (홈런과 도루 쌍끌이를 했던 전성기 시절의 이종범과 달리, 장타력이 없는) 타율과 도루로만 승부해야되는 전형적인 쌕쌕이 타자들의 랭킹이 어느 정도에 위치할지 궁금합니다.
Commented by mochacake at 2008/12/04 13:48
김재현..ㅠㅠ
Commented by 넘나 at 2008/12/04 14:23
03년 심정수와 이승엽... 그들의 EqA 랭킹 차이 결과가... 재밌는데요...
Commented by 지노 at 2008/12/04 14:57
08년은 우리 김별명씨가 가지고 갔군요 ㅋ
Commented by highenough at 2008/12/04 15:02
오오 이종범 오오..
그러나 기아는 한 명도 없어서 좌절하고 있는 기아팬 1인.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8/12/04 15:52
양신.. 기자들에 의해 과소평가된 면이 있죠. 축구로 치면 안정환처럼... 그럼 축구로 치면 동궈처럼 과대평가된건 누굴까요? 여기서 의외로 적네라는 말 많이 듣는 누군가겠죠
Commented by 발라 at 2008/12/04 15:54
오오 이종범 오오..
그러나 기아는 한 명도 없어서 좌절하고 있는 기아팬 2인.
Commented at 2008/12/04 15:5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FELIX at 2008/12/04 16:24
사실 저 선수들 중에서 감독이 한명만 데려가라면 8명 모두 94년 이종범을 데려가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Andrea at 2008/12/04 17:43
60위 안에 7명이나..+_+;;;;역시 양신...
Commented by 플루토 at 2008/12/04 17:43
MBC와 백인천이라는 이름을 보고 눈물을 흘린 사람은 저뿐일까요... 으 원년 프로야구의 향수가 떠오릅니다 ;ㅅ; (전 OB팬이었습니다만서도)
Commented by bikbloger at 2008/12/04 19:17
저두요... ㅠ,ㅠ
Commented by 류노스케 at 2008/12/04 18:35
히밤... LG선수 중에 유일한 선수인 김재현선수는
지금 SK에 가있네... 서글퍼라...

이진영선수가 잘해서 내년에 순위에 들어줬으면 좋겠네요
Commented by Nizemhan at 2008/12/04 19:35
양신..그리고 라이온킹.. ㅋㅋ
Commented by 떠돌 at 2008/12/04 20:01
아아 아쉽게도 LG는 김재현 뿐입니다만 그래도 대단하군요! ㅋ
Commented by theadadv at 2008/12/04 22:41
대충 한국시리즈까지 포함하면, 1위 이종범94 2위 심정수03 3위 이승엽02으로 올라가겠군요. 우승 못한 팀은 대충 날려버리면...
Commented by 무지하다 at 2008/12/05 02:56
잘 읽고갑니다. 나의 장종훈씨는 여러번이나 있군요.
Commented by 하얀크림 at 2008/12/05 09:57
참 좋은 글이네요..


1. 08년도 기준으로 선수 나열해도 참 재미있을텐데 하는 생각이드네요..

2. 08 올스타전 말이 말았는데.. 스탯 기준으로 해서 양팀 포지션별로 선수 한번 뽑아주시면 좋겠네요.



제가 능력이 되면 해보고 싶은뎅..^^;;


궁금하네요..


야구는 숫자놀음이지만 그래도 공은 둥글다..


하지만 이런 숫자놀음도 참 재미있죠..


야구 보고싶넹~~~

ㅋㅋ
Commented by 나야꼴통 at 2008/12/06 01:11
양神 님이야 뭐 사자 팬이 아닌
롯데 팬인 저도 응원 합니다만.. .

제발 결혼좀 하세요~

최고령 현역 노총각(프로야구 기준?????)

아.. 우울해 ㅠ_ㅠ

제가 찾던 선수 가 없어서 곰곰히 고민해 보니...

잘 몰겠네요 ㅎㅎ
Commented by Bellona at 2008/12/06 12:37
허걱 2001 호세도 3위밖에 안됩니까. -_-
82 백인천과 83 장효조가 저렇게 대단한 선수였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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