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와 투수놀음: 타이거즈와 트윈스

야구는 투수와 타자가 함께 잘 해야 승리의 가능성이 극대화되는 게임이다. 투수자원의 소모성이 크고, 에이스라는 존재에 대해 사람들이 품는 경외감 내지는 환상이 매우 크기 때문에 보통 야구를 투수놀음이라고들 하지만, 투수가 무실점으로 막아내도 타선이 한 점도 뽑지 못하면 이기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타자들이 사이클을 타는 만큼 투수들의 팔에도 주기가 있고,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듯이 이상하게 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는 경우도 있다. 공은 둥글고 방망이도 둥글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야구는 투수놀음"의 근거로 꼽고 있는 올 시즌 KIA 타이거즈도, 실상 타선이 이길 만큼은 점수를 뽑아 주고 있다. 7월 19일까지 무승부를 0.5승으로 계산한 KIA의 피타고리안 승률은 .552, 실제 승률은 .554였다. 타자들이 어느 정도(아주 적은 점수가 대부분이었지만) 점수를 뽑아 주면 투수들이 그 점수를 끝까지 지킨다. 이런 것은 투수력 중심의 야구라고 할 수는 있지만, "투수놀음"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물론 그 반대의 사례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올 시즌 LG의 공격적인 투자를 놓고 "100억을 써도 성적이 나지 않으니 헛돈질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야구는 돈을 먹고 자라는 운동이고 결과는 비교적 정직하다. 이진영과 정성훈, 페타지니에 돈을 쏟아붓고, 거기에 박용택이 합세한 결과 LG는 올 시즌 팀득점 1~2위를 꾸준히 다투고 있다. 문제는 투수들이 내준 점수도 1위라는 것. 쓸만한 투수 FA가 없어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투수 FA는 타자 FA보다 훨씬 실패확률이 높은 모험이며 top prospect를 뽑아 잘 길러내는 것이 차라리 확률이 높다.


근 10년 동안 유망주, 특히 투수 유망주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다시피 했던 LG가 이 문제를 정공법으로 뚫고 나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서울 팜이니만큼 이전까지의 파행적인 운영을 반성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조금만 있더라도 그 효과는 클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우선 구리 숙소부터 철창식으로 개조를 하고...


by Lucid | 2009/07/25 15:15 | Baseball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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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ain君 at 2009/07/25 15:30
우선 구리 숙소부터 철창식으로 개조를 하고...

[...;;;]
Commented by Lucid at 2009/07/25 15:42
반 농담 반 진담 표현입니다. 열심히 하는 친구들도 많겠죠. :)

다만 지금까지 팀 사정도 급했고 분위기도 좋지 않았고 해서, 결국 진득하게 키워서 올린 선수는 넓게 봐야 이대형 한 명이라는 것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박경수도 처음에 좀 더 잘 다듬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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