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일본 천황 초대

1. 일단 초대한다고 다 오는 것도 아니고, 이명박이나 일본 천황(총리) 쪽의 강력한 의지가 있다면 모를까 일사천리로 결정될 문제 같지도 않고, 이게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2. 독일과 폴란드도 화해했는데, 한국과 일본은 화해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빌리 브란트는 제2차 세계대전 희생자들의 묘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며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은 과연 그런 적이 있었는가? 야스쿠니 신사에 A급 전범의 위패를 모셔 놓는 국가가 일본이다. 역사 청산 문제가 동아시아의 지역통합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임에는 분명하나, 확실한 것은 실마리는 일본이 쥐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 와다 하루키가 했던 말이 있다. "나는 일본이 과거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안타깝기보다는 고맙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일본이 진심으로 과거에 대해 사과한다면 아시아의 일본화는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독일만큼의 그릇이 되지 않는다. 그것이 유럽과 아시아의 차이인지, 독일과 일본의 차이인지는 잘 모르겠다.
 


3. "100주년 기념이므로 오셈 ㅇㅇ"이 아니라 괜찮지 않느냐. 김은혜 대변인이 했다는 말을 인용하면,

"과거사의 진정성은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
"새로운 100년 출발점에 천황이 방문한다면 과거사를 청산하고 종지부를 찍는 미래를 향해 나갈 계기가 될 것"

대략 이러한데, 상대를 존중하는 주어(-_-;)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잘 모르겠으므로(아무래도 한국인 것 같은데, 그러면 말이 안 된다) 보류하더라도, 후자의 경우는 지극히 황당하다. 천황이 와서 사죄한다면 혹시나 대변인의 말처럼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럴 확률은 상식적으로 매우 낮다.

대변인의 말이 데일리안 뉴스의 낚시라고 해도,

"천황 방문이 양국 관계의 거리를 완전히 없애는, 종지부를 찍는다는 의미가 있다"
"의미있는 좋은 결과가 있는, 거리감을 완전히 해소하는 마지막 방문이 됐으면 하는 기대감에서 방한이 내년 중에라도 이뤄질 수 있으면 양국 간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소 주관적일 수도 있지만, 이런 말을 "내년이 100년째인데 정상회담의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는 기자회견에서 했다는 것은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 그리고 천황 방문이 양국 관계의 거리를 완전히 없앤다는 것은 이명박 혼자만의 생각일 뿐.



4. 과거사는 청산의 대상이 아니라 평가의 대상이다, 적어도 그것이 지배국과 피지배국 사이의 관계라면. 일본은 앞으로도 미국이 종용하지 않는 이상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그럴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겠지.

by Lucid | 2009/09/15 23:40 | Junks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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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onnet at 2009/09/16 07:34
사실 천황의 기능은 의전 밖에 없는데 한국을 방문한다면 그게 의미가 있든 없든 빈 말로라도 사과는 할 거라고 봅니다. 명박이 노리는 것은 한일합방 1세기를 맞아 그 사과를 받아내 업적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Commented by Lucid at 2009/09/16 12:00
그랬으면 참으로 좋으련만, 기존의 사과 전력(?)을 뛰어넘는 언행 이상을 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
Commented by 피티라메 at 2009/09/16 16:08
예전에 최고수준의 말을 한번 했죠

"통석의 념"이라고..--;
Commented by kykisk at 2009/09/16 11:25
100주년기념이라던가 천황발언...뭐 이런건다제쳐두고
(100주년기념은 어차피 기자들이 오버한거니까요..)
어째서 딱100년되던때에 피해자가 먼저 화해를 요청하는건지 도저히 이해가안갑니다..
Commented by Lucid at 2009/09/16 12:01
제가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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